태국은 전 세계 디지털 노마드들의 ‘성지’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습니다. 방콕, 치앙마이, 푸켓, 코팡안 등은 빠른 인터넷, 맛있는 음식, 저렴한 물가, 그리고 무엇보다 자유로운 분위기로 인해 수많은 원격 근무자들의 '제2의 집'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많은 디지털 노마드들이 오랜 기간 겪어야 했던 고민은 바로 체류 기간의 한계와 비자 문제였습니다. ‘비자런(visa run)’이라는 임시방편이 널리 쓰였지만, 점점 단속이 강화되면서 장기 체류를 위한 실질적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죠.
이러한 요구에 응답하듯, 태국 정부는 LTR(Long-Term Resident Visa)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태국의 디지털 노마드 비자 현실과 LTR 비자의 조건, 그리고 무제한 체류를 위한 실제 전략을 소개하겠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태국의 기존 비자 옵션과 한계
태국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던 체류 방식은 관광 비자, 무비자 입국, 그리고 비자런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디지털 노마드에게는 다소 불안정한 선택지였습니다.
기존 주요 비자 옵션
비자 유형 체류 가능 기간 특징
무비자 입국 (한국인 기준) 30일 (2025년 기준) 짧고 간단하지만 연장 한계
관광 비자 (TR 비자) 60일 + 30일 연장 가능 약 90일 체류 가능, 단기용
교육 비자 (ED 비자) 최대 1년 태국어/무술 수업 등 등록 필요
자원봉사 비자 (Volunteer 비자) 1년 NGO 등과 계약 필수
스마트 비자(SMART Visa) 최대 4년 특정 고소득/기술직군만 해당
대부분의 비자는 노동 허가 없이 수입 활동을 금지하거나, 체류 기간이 짧고 번거로운 연장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비자런(인근 국가로 나갔다가 재입국하는 방식)은 현재 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한하고 있어, 장기 체류 전략으로는 점점 적합하지 않습니다.
LTR(Long-Term Resident) 비자: 디지털 노마드에게 열릴 새로운 문?
2022년, 태국 정부는 외국인 고소득자와 전문가 유치를 위해 LTR 비자를 도입했습니다. 이 비자는 최대 10년간 체류가 가능하며, 가족 동반도 허용되어 안정적인 거주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세부 유형: "Work-From-Thailand Professionals"
LTR 비자는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이 중 디지털 노마드에게 해당하는 항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 Work-From-Thailand Professionals 요건 (2025년 기준)
외국 회사의 직원으로 원격 근무 중일 것
월 평균 수입 8만 달러 이상 (또는 최근 2년간 평균 8만 달러)
– 조건 완화 시 연간 4만 달러도 일부 승인 가능
경력 5년 이상
건강 보험 또는 5만 달러 이상 예금
고용 회사는 3년 이상 운영된 법인일 것
비자 승인 시의 혜택도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최초 5년 + 연장 5년 가능 (총 10년 체류)
노동 허가 불필요, 즉 합법적으로 원격 근무 가능
세율 17% 고정 적용 (태국 일반 소득세율 35% 대비 매우 낮음)
공항 Fast-Track 통로, 출입국 관리 간소화
배우자 및 자녀 동반 가능 (가족당 4인까지)
현실적인 허들
단점은 역시 높은 수입 요건입니다. 디지털 노마드 대부분이 프리랜서이거나 신생 스타트업 소속인 경우가 많아, 연 8만 달러 수입은 쉽게 충족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건 완화 조짐이 계속되고 있으며, 태국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신청할 경우 실제 승인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LTR 비자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확실히 비자런의 대안으로서 가장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체류 전략: 무제한 체류를 위한 실질 팁
디지털 노마드로서 태국에 장기 체류하고 싶다면, 현재로서는 LTR 외에도 몇 가지 대안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현실적으로 많이 쓰이는 체류 전략입니다:
1️⃣ 무비자 + 관광 비자 조합
무비자 입국 30일 + 관광 비자 신청 시 60~90일 가능
연간 총 체류일수를 조절하며 단기 반복 체류
하지만 2024년 이후 비자 발급 심사 강화됨
2️⃣ 태국어·무에타이 교육비자 활용
현지 어학원이나 체육관 등록 → ED 비자 발급
최대 12개월 체류 가능
출석률 요구, 실제 수업 참여 필요
3️⃣ SMART 비자 or BOI 연계
특정 IT 직종 또는 스타트업 창업자는 태국 정부 투자청(BOI) 통해 혜택 가능
영어 인터뷰와 고용계약 등 요구되므로 준비 필요
4️⃣ 법인 설립 or 자영업자 등록
태국에서 회사를 설립하고 ‘오너’ 자격으로 체류하는 방식
초기 비용 발생하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체류 가능
회계, 세무, 법률 서비스 활용 권장
비자런을 넘어서, 태국에서 진짜 ‘정착’할 수 있을까?
태국은 단순히 여행하기 좋은 나라를 넘어, 일하며 살아가기에도 매력적인 환경을 갖춘 나라입니다. 그러나 체류 기간의 제한과 비자 제도의 복잡성은 그동안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늘 고민거리였습니다.
이제 LTR 비자의 등장으로 합법적이고 장기적인 체류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높은 수입 요건이라는 허들이 있지만, 조건 완화와 다양한 체류 방식의 병행을 통해 무제한 체류에 가까운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습니다.
‘비자 걱정 없이 태국에서 살아볼 수 없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제 “가능하다, 다만 전략이 필요하다”가 될 것입니다.